자궁내막증 수술 치료 후기와 재발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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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생리가 끝난 지 일주일쯤 됐는데도 오른쪽 아랫배가 땡기더라고요. 생리가 끝났는데 생리통이 남아있는 느낌이었어요. 예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산부인과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난소에 혹이 생겨서 알콜경화술 시술을 받았었거든요. 혹이 작을 때는 시술로 해결했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병원에 가봤는데, 이번에는 난소혹이 무려 15cm까지 커져 있었어요. 혹이 크기도 했지만 통증이 있어서 진료를 봤던거라 의사 선생님이 바로 수술을 권하셨어요. 복강경으로 혹 제거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수술 후 들어보니 자궁내막증 때문에 대장, 나팔관까지 유착이 심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단순히 '혹이 생겼다가 심해지면 치료받는 병'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요. 몇 년만에 재발하는 것도 그렇고 시술이 아니라 수술로 받아보니 이게 만만히 볼 게 아니구나 싶어서 이참에 자궁내막증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게 됐어요.


1.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 후기

1)수술당일

수술 전날 밤에 관장약을 먹고, 병원가서 병실에 가면 환복하고 관장을 한 번 더 해요. 간호사 쌤이 기존 질병내역, 가족력, 알러지테스트를 하고 머리는 양갈래로 땋아주시더라고요. 제모는 병원마다 다른데 저는 따로 안내가 없었고 마취 후에 해주셨더라고요. 수술실로 가서 기존 수술내역 한 번 더 문답하고 보호자는 밖에서 대기하고 수술대로 이동해요. 마취 정맥 주사 넣고 '숨 크게 들이쉬세요' 하면 기억이 없고 눈 뜨고 나니 회복실이었어요. 어느 정도 의식이 살짝 드니까 병실로 이동했어요. 마취하고 나면 엄청 춥다고 해서 핫팩도 챙겨갔는데 핫팩은 화상위험이 있고 회복도 느려져서 안된다 했고, 다행히 저는 병실이 따뜻해서 춥진 않았어요. 

가스통도 걱정했는데 그런 건 없었고 첫날은 침대에서 꼼짝도 못했어요. 침대에서 뒤척이는 건 아프지 않은 선에서 조금씩 움직여도 되더라고요. 피주머니랑 소변줄이 꼽혀 있었는데 무서워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요. 가스통은 없었는데 마취제 영향인지 무통주사 때문인지 속이 하루종일 메슥거려서 무통을 잠갔다 풀었다 하고 나올 게 없는데 헛구역질하면서 보냈어요. 첫날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그동안 다들 생리통 이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심했던거구나 알게 된 게 수술 후 통증이 평소 생리통이랑 비슷하더라고요. 

2)둘째날

소변줄을 제거해서 이제 화장실도 가야하고 복도 걸으면서 움직이라고 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배에 힘들어가면 통증이 있어서 보호자 없이는 일어날 수도 없어서 회사 복귀 어떻게 하나 싶었어요. 그래도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고 하고 첫날 누워만 있었더니 너무 답답해서 계속 걸어줬어요. 식사도 물많은 미음에서 건더기가 많은 죽으로 먹을 수 있었어요. 

3)셋째날

신기하게 하루하루 회복되는 게 다르더라고요. 식사도 일반식사로 했고 걸어다니는 것도 이제 통증은 있지만 혼자서 움직일 수 있었어요. 그래도 한자세로 오래 있으면 통증이 있어서 앉았다가 걸었다가 움직여줘야 했어요. 피주머니는 외래진료실 가서 제거했어요. 

4)넷째날

이제는 혼자 움직일 때 근육통 정도로만 통증이 있었고 힘을 많이 주지만 않으면 일반 동작에서는 통증이 없었어요. 스스로 놀랄 정도로 회복이 하루하루가 다르더라고요. 

5) 퇴원날

오래 걸을 때 당기는 것만 빼면 일상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었어요. 다만 체력은 좀 떨어져서 금방 피곤해지더라고요. 복강경 위치에 소독 후 거즈 붙이고 일주일 후 외래때까지 방수밴드 붙였는데요. 밴드 붙인데가 엄청 가려웠는데 밴드 알러지였는지 그 자국은 한달 지나도록 남아있어요. 


2. 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바깥, 즉 난소나 나팔관, 복강, 대장, 방광 같은 데 자라면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키는 병이래요. 생리할 때 자궁 내에서만 이뤄지는 줄 알았는데 생리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다른 장기에 붙어 염증을 만들고 혈액 점성 때문에 이게 쌓이면 장기 유착이 생기는 거예요.  특히 난소에 자궁내막 조직이 쌓이면 '초콜릿낭종'이라고도 불리는 혹이 생기기도 해요. 제 경우도 그랬고요.

1) 자궁내막증 증상

자궁내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통이에요. 생리량이 변하기도 하고 관계통, 배변통 등 다른 증상이 생기기도 해요. 장기 유착이나 혹으로 인해서 증상은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보통 알아차리게 되는 증상은 생리통이에요. 

이 외에도 피로감, 소화불량, 불임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내막증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무증상이었다가 난임치료하면서 발견하기도 하고요. 

2) 치료방법

자궁내막증 치료는 보통 '약물치료'랑 '수술'로 나뉘어요. 약물에서 수술로 넘어가는 기준은 의사마다 다른데 가능한 임신가능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아무리 최소한으로 데미지를 주려고 해도 수술을 하고나면 난소 기능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인지 수술하고 나서 의사쌤이 계속 나팔관, 난소 상태에 대해 알려주시고 임신 가능하니 걱정말라고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약물치료는 예전에는 호르몬 주사로 데포주사를 썼는데 이건 골밀도가 낮아지는 부작용이 너무 커서 이제는 거의 안쓰고 디에노게스트 경구약을 써요. 그 중 가장 유명한 게 '비잔정'이에요. 수술 전에 비잔정으로 혹을 추적관찰하기도 하고 수술 후에도 재발방지로 복용해요. 저도 수술 후에 계속 복용하고 있고 만약 재발하더라도 그 때는 약물치료로 추적관찰 먼저 할거라고 하시더라고요. 


3. 재발방지

1) 약물치료(비잔정)

자궁내막증은 한 번 치료했다고 끝이 아니에요. 재발률이 엄청 높아서 수술 후에도 후속 약물치료가 필수라고 해요. 

비잔정의 핵심 성분인 디에노게스트는 프로게스테론 계열 호르몬제예요.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프로게스테론을 모방하는 인공 호르몬인데요. 에스트로겐 작용을 억제해서 생리를 멈추고 자궁내막증 조직 성장을 억제하는 원리예요. 복용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6개월~1년이상 복용하고 저는 한 번 재발한 케이스라소 2년 이상 복용해보라고 권장받았어요.  

부작용으로 부정출혈, 감정기복, 여드름, 체중변화, 두통 등이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감정기복은 약간 있는 것 같은데 적응될 거라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2) 정기검진

꾸준히 정기검진으로 추적관찰이 필요해요. 그동안 귀찮아서 미뤘다가 약물로 치료가 가능했을 것을 수술까지 키워버린 게 후회되더라고요. 

3)식습관, 생활습관 교정

호르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라서 먹는 것, 생활습관도 바꾸게 됐어요. 

(1) 피해야 할 것

지방이 많은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 카페인, 석류, 두유, 대두 (식물성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

(2) 잘 먹을 것

항염작용이 있는 채소, 과일, 통곡물

그동안 식사 거를 때 두유를 자주 마셨는데 두유도 끊고 커피도 디카페인으로 바꾸고 양을 줄이고 있어요. 


입원해있는 동안 병실에 저 말고도 비슷한 수술 받은 분들이 많았어요. 나이대도 젊었고요. 여성호르몬이 원인이라는 게 너무 야속한 자궁내막증이지만 삶의 질을 위해서 관심 기울이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수술을 앞두고 계시다면 너무 걱정마세요. 견딜만 하고 금방 회복될 거예요. 이후 약물치료 하시는 분들도 다같이 힘내요!